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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자격정지 요구, 정몽규 4선 도전 가로막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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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자격정지 요구, 정몽규 4선 도전 가로막나
  • 신희재 기자
  • 승인 2024.11.0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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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장은 지난해부터 숱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3월 승부조작범 등 축구인 100인의 사면을 기습 발표한 게 시작이었다. 사흘 만에 철회했으나 당시 KFA 부회장단·이사진 전원이 일괄 사퇴를 결정할 만큼 파장이 컸다. 2013년부터 협회장으로 취임한 정 회장의 위상도 크게 내려갔다.

이후 정몽규 회장과 KFA는 줄곧 거센 파도를 마주했다. 올해 초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체제에서 치른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이 졸전으로 끝나자 여론은 다시 불타올랐다. 클린스만에게 100억원에 가까운 막대한 위약금을 안기고 새 수장을 찾았지만, 4개월 동안 2번(황선홍, 김도훈)의 임시 감독 체제를 거치고도 답을 내놓지 못했다.

정몽규 회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앞은 유인촌 문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급기야 7월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이 터지면서 민심은 한계점을 돌파했다. 결국 문화체육관광부가 감사에 나서 KFA를 향해 칼끝을 겨눴다. 총 27건의 혐의를 제기, 개선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새해 1월 임기를 마치는 정몽규 회장의 4선 도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문체부는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지난 7월부터 진행한 KFA 특정감사의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정몽규 회장, 김정배 상근부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한 점이 눈에 띈다. 

문체부는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이 터진 후 해당 안건을 중심으로 KFA의 행정 전반을 들여다봤다. 문체부는 지난달 초 중간 발표에서 "KFA가 홍명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규정을 어겼다"고 밝힌 바 있다. 최종 발표에서는 이를 재차 강조해 KFA 업무를 총괄하는 정몽규 회장에게 책임을 물었다.

브리핑에 나선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이번 감사를 통해 총 27건의 위법, 부당한 사항들이 확인됐다”며 “문책, 시정, 주의 요구를 하거나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개선 통보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정몽규 회장 등 3인의 자격정지, 대표팀 감독 재선임, 허위 신청한 천안 축구종합센터 국고 보조금 회수 등을 KFA에 요구했다.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이 KFA 감사 최종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현준 감사관은 “감독 선임은 전력강화위원회가 추천해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게 정당한 절차”라며 “그런데 KFA는 클린스만을 선임할 때 전강위가 무력화됐고, 2차 최종 면접을 권한 없는 정몽규 회장이 직접 진행했다. 또 홍명보 선임은 회장 지시라는 이유로 권한이 없는 기술총괄이사가 불공정·불투명한 방법으로 면접 후 최종 후보자를 추천했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 포함 3인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한 배경이다.

중징계의 의미에 대해 최현준 감사관은 “KFA 공정위원회 규정상 제명, 해임, 자격정지가 공무원 기준 중징계에 해당한다. 공정위가 셋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될 것”이라 했다. 이어 “홍명보 감독 선임은 절차적 하자가 확인된 만큼, 전강위에서 다시 후보를 추천해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방안 등을 포함 절차적 하자를 스스로 치유할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축구종합센터 건립 사업에서도 부적절한 업무 처리가 여러 차례 확인된 점을 알렸다. KFA가 축구종합센터 건립 재원을 조달하면서 문체부 승인 없이 하나은행에 615억원 한도 대출 계약을 약정했고, 77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는 과정에서 사무공간을 만들지 않기로 한 협의를 깼다는 것이다.

문체부는 KFA가 이미 별도 사무동을 짓겠다는 사업 계획서로 56억원을 지원받아, 관련자를 문책하고 국고 보조금 환수 조치에 나설 것이라 밝혔다. 그 외에도 문체부는 지난해 3월 기습 사면 발표와 철회, 지도자 자격증 가운데 가장 높은 P급 강습회 합격자 선정 논란, 통합경기정보시스템 부실 운영 등을 지적했다.

정몽규 회장이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체부의 이번 발표로 곧 3선 임기를 마치는 정몽규 회장은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졌다.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 조치가 실현되면 4선 도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공정위가 정 회장이 임명한 것과 다름없어 실효성 없는 조치라는 비판이 있지만, 공을 KFA로 넘기면서 "KFA에 행정 자율성을 확보하라"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압박을 피해 갔다. 최현준 감사관은 "KFA가 국민 눈높이와 여론에 맞춰 바람직한 판단을 할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문체부는 KFA에 대한 추가 감사를 예고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제기한 KFA와 정몽규 회장 소유 HDC현대산업개발 사이 '유착' 의혹을 조사한다. 다음 주 중으로 팀을 꾸려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편, KFA는 문체부 감사 결과 최종 발표 직후 “재심의 요청을 검토 중”이라며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KFA는 지난달 감사 결과 중간 발표 직후에도 당일 곧바로 감독 선임 과정, 향후 처리 대책 및 개선 방향 등을 제시한 입장문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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