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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세팍타크로, 사상 첫 은빛 '공중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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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세팍타크로, 사상 첫 은빛 '공중제비'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0.03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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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국 태국 맞아 선전, 아시안게임 역대 최고 성적

[부천=스포츠Q 민기홍 기자] 한국 여자 세팍타크로가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민승기(대구체육회) 감독이 이끄는 여자 세팍타크로 대표팀은 3일 경기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세팍타크로 여자 레구(3인조) 결승전에서 태국을 맞아 0-2(12-21 16-21)로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세팍타크로 아시안게임 출전 사상 최고의 성적이다. 그동안 2010년 광저우 대회 더블에서 동메달, 2002년 부산과 2006년 도하 단체전에서 2회 연속으로 동메달을 획득한 것이 전부였다.

▲ [부천=스포츠Q 이상민 기자] 킬러 김이슬(왼쪽)이 3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세팍타크로 여자 레구 결승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킬러(공격수) 김이슬(25·부산환경공단), 테콩(서비스를 넣는 선수) 이진희(27·경남체육회), 피더(볼을 세팅하는 선수) 이민주(24·부산환경공단)는, 박선주(22·전북체육회)와 심수연(26·부산환경공단)은 세팍타크로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0년 베이징 대회 이후 여자로서는 첫 은메달리스트가 됐다.

전날 중국에 첫 세트를 내주고도 역전승을 거뒀던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패배를 안겼던 종주국 태국을 다시 만났다. 한국은 지난달 29일 태국에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0-2(10-21 9-21)로 무너졌다.

이날 역시 태국의 벽은 높았다. 한국은 1세트 김이슬의 공격을 앞세워 4-0까지 리드했지만 이내 리시브가 흔들리며 역전을 허용했다. 분위기를 탄 태국은 한국을 거칠게 몰아세웠다. 체육관 한켠에 자리잡은 태국 관중들의 기세도 덩달아 높아졌다.

▲ [부천=스포츠Q 이상민 기자] 민승기(왼쪽) 감독이 경기 종료 후 수고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한국은 2세트 들어서도 좀처럼 반전하지 못했다. 이진희가 서브 실수를 범하며 고비를 넘지 못했다. 김이슬이 분투했지만 태국은 빈틈이 없었다. 킬러 풍파 프라팟사랑의 공격은 한국의 코트를 연이어 강타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 들어선 이진희는 “여자로서 첫 은메달이다. 세팍타크로 역사를 새로 써서 좋다”면서 “비인기 종목임에도 경기장을 많이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체육관은 휴일 오전 9시30분 경기였음에도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2층 스탠드까지 대부분 들어차 생소한 종목의 매력을 즐겼다. 축구장, 농구장에서 쓰이는 클래퍼를 활용해 ‘대한민국’ 구호를 외치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이진희는 “태국이 잘하긴 하지만 포지션 별로 전술, 서비스, 리시브 훈련을 통해 노력한다면 따라잡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당차게 말했다.

▲ [부천=스포츠Q 이상민 기자] 이진희가 서브를 넣고 있다. 그는 경기 후 "포지션 별로 훈련한다면 태국을 넘을 수 있는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동료를 독려하느라 목이 쉰 맏언니 이민주는 “상대가 강하긴 했지만 주눅들지 않고 하던대로 하자가 다짐했다”며 “최선을 다했다”고 후회 없는 경기를 치렀다고 전했다.

민 감독은 “아깝게 금메달을 따는데는 실패했지만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우리 선수들은 대부분 고1 때 운동을 시작했다. 태국과는 기본기에서 차이가 난다. 다음 아시안게임에서는 태국을 넘어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sportsa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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